이번달 휴대전화 요금 청구서가 왔다.
청구서를 이메일로 신청하니 문자 12건이 무료다.
자세한 내역을 보니 지난 달 3건의 문자를 썼다.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니 휴대폰에서 문자를 보낼 일은 거의 없는데 지난달은 3건이나 보냈다.
LGT 홈페이지에서는 50건이 무료고 네이트온에서는 10건이 무료다.
내 명의로 된 어머니 휴대폰까지 더하면 120건이 무료다.
그러나 한달에 문자 12건을 못보낸다.
문자가 그러할진데 전화는 더더욱 쓸 일이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쓸 일이 없는건지, 내가 안쓰는 건지는 모르겠다.
캐피탈, 보험, 도박, 통신사 관계자들이 나의 베프다.
얼마나 친한지 200건의 문자함이 대부분 이들의 문자로 차 있다.
지난 달엔 그래도 19,000원은 나왔는데 이번엔 3천원이 덜 나왔다.
전화요금은 대부분 2만원을 넘지 않는다.
인터넷전화를 함게 쓰지만 전화요금보다 충전할 때 드는 전기요금이 더 많이 나올판이다.
휴대폰 통화료가 반이고 같은 통신사끼리는 통화료 무료라기에 기본요금 2천원을 더 내고 요금할인제로 가입했다가 3개월만에 일반 상품으로 전환 했다.
휴대전화 사용한지는 13년째가 되지만 가장 많이 나왔던 요금이 3만5천원 정도 되는거 같다.
옛날 호출기(삐삐) 사용할 때 기본요금이 1만5천원이였다.
통신사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나는 혼자 있을 때가 좋다.
그렇다고 외로움을 타지 않는게 아니다.
누구보다 외롭다.
며칠씩 아무와도 대화를 하지 않는 날도 많다.
전화기엔 200여명의 전화번호가 저장 돼 있다.
어머니 말고는 마땅히 맘 편하게 전화할 사람은 없다.
혼자 사는 나이 많은 아들이 여자친구도 없어 어머니한테만 전화 한다고 한 소리 들은 후부터는 어머니께 전화하는 것도 망설이게 된다.
그래서 가족들보다 통닭집에 더 많이 전화하게 된다.
부담 스럽다.
지인들에게 같이 밥이라도 먹자고 전화하고 싶지만 혹시라도 선약이 있으면 어쩌나, 별로 생각 없는데 내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서 내키지 않는 약속을 잡는건 아닌가 생각이 많아진다.
나 역시 그렇기 때문이다.
내키지 않았지만 만나자는 제안에 거절을 못하고 나갔던 적이 많다.
내가 항상 술이 마시고 싶은건 아니다.
그래도 이번에 거절하면 다음엔 연락을 안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보니 사람들과의 만남이 부담 스러워지고 퇴근 무렵이 되면 오늘 저녁은 혹시라도 누가 만나자고 전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가 전화를 할까? 만나자고 하면 밥이나 먹을까? 술마시자고 할 때 거절하면 실망하지 않을까?
돈이 없는데 비싼 식당 가자고 하면 모른척 얻어 먹을까? 카드 긁어야 되나?
아무도 전화 안하면 혼자 뭐하지?
비도 오는데 파전이라도 먹자고 전화하면 상대도 내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될까? 민폐가 될까?
…
나의 통신요 절약 비결은 궁극의 소심함인거 같다.
전화요금 8~9만원이 나오는 사람도 있다던데 부업으로 텔레마케터 하는 사람일까?
나의 사회생활은 실패인거 같다.
인생은 굴곡이 있다던데 내 인생에도 꽃피는 날이 있다면 그 모습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