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프리랜서 개발자가 되겠다고 결정한 직후였으니 벌써 15년도 더 된 이야기 같다. 모교 교수님을 통해서 어느 사업가를 소개 받았다. 전직 군인이었다는데 IT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단다. 주로 군부대에 필요한 S/W를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본인이 사업 하나를 따냈는데 개발자가 필요한 작업이라 나를 수소문 했다고 한다. 이번에 정부에서 농촌에 정보화마을 시범 사업을 하는데 거기에 원격진료와 농산물 직거래 솔루션이 포함 된다고 한다. 직거래 솔루션은 쇼핑몰을 몇 번 만들어 본 적이 있어 어렵지 않았고 나는 원격진료 시스템 개발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일부 하청 받는 쪽으로 해서 그 사업에 잠시 발을 담근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의료민영화와 원격진료라는 말이 막 언론 뉴스에 등장하기 시작 할 때였다. 일찍이 시민단체에서는 강하게 의료민영화에 반대운동을 하고 있었다. 나 역시도 지금까지 의료민영화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이다.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는 왜 태국으로 의료관광을 가야 할까? 이유는 영화 "존 큐"와 "식코"에 너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격진료는 어떨까?
의료민영화와 원격진료는 사실 관계가 전혀 없다고 볼 수 없지만 원격진료는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출처 : http://japanbox.co.kr/shop/item/4330970>

요즘 스마트 워치가 대중화 되서 많은 이들이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부속 기능을 넘어 스마트 워치는 사람의 다양한 신체 정보를 다루고 있다. 심박수 측정은 이제 기본 기능이지만 신체 정보를 다루는 스마트 워치가 의료기기인가 아닌가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만약 의료기기로 분류 된다면 일반 기업에서는 스마트 워치는 의료법에 적용을 받는다. 그래서 추세에 맞춰 의료법을 좀 더 완화해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었다.

최근 나오는 전자 저울은 뭄무게 뿐만 아니라 체지방, 근육량, 골밀도, 체수분 등의 신체 정보를 측정할 수 있지만 이걸 의료기기라고 하지는 않는다. 똑같은 기능을 제공하면서 무선통신이 가능하며 소형화 된 것이 스마트 워치라 해도 무방할 듯 하다.

원격진료와 스마트 워치가 무슨 상관?
당장은 상관이 없어 보일 수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상상력이기 때문이다.
원격진료는 과거에 논란이 한창일 때 TV에서도 몇 번 소개가 된 적이 있다. 가장 편하게 예로 드는 것이 변변한 의료시설이 없는 산간지역이나 외딴 섬의 주민이 등장한다. 몸이 아플 때 진료를 받기 위해서 먼 거리를 배타고 다녀야 하는 섬주민이 가까운 보건소에서 서울에 있는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원격진료의 취지라 볼 수 있다.

보건소의 진료소에는 네트워크로 연결 된 첨단 의료장비들이 갖춰져 있고 그것을 다룰 수 있는 보조인만 있으면 의사는 원거리에서 환자의 몸상태를 진찰 할 수 있게 된다. 섬이나 벽지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기술은 언제나 발전하고 제도는 언제나 헛점을 드러낸다.

보건소에 있는 첨단 의료장비들이 소형화 되고 사용이 간편해 보조인 조차 필요없게 된다면 어떨까? 상상력이지만 스마트폰이 x-ray 기능도 할 수 있다면? 거기까진 아니어도 프린터만한 장비로 나의 건강 상태를 진료 할 수 있고 의사는 병원에서 그 정보를 바탕으로 나의 몸을 진찰 할 수 있게 된다면?

돈이 된다면 대기업은 앞다퉈 그런 의료기기 개발에 나설 것이고 기계는 점점 소형화 되고 성능은 좋아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선 의료법 완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대기업이 돈 벌 수 있게 의료법을 완화해 주십쇼하면 설득력도 없고 많은 사람들이 반대 할 것이다. 그러나 외딴 섬에 변변한 의료 서비스도 받을 수 없는 불쌍한(?) 주민들을 위해 원격진료가 보편화 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의료법 완화가 필요하다고 하면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다.


네트워크 사용은 공짜가 아니다!
불과 20년 전 유비쿼터스를 공부할 때만해도 이런 시대를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지금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게 상식이 됐다. 남녀노소 할 거 없이 스마트폰은 이제 생활 필수품이 됐다.

정부에서도 보편요금제를 권장하면서 무선데이터 요금 인하를 각 통신사에 요구하고, 웬일인지 통신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무제한 요금제 인하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정말 국민의 비싼 통신요금을 걱정해서 통신요금을 내리고 있는 걸까? 아니면 정부의 제재가 무서워서?

우리가 2G폰을 사용할 때 생각해보면 문자 한 건 당 20~30원 정도를 냈다. 지금처럼 카톡이 없던 시절이라 전화기를 끼고 사는 청소년들은 문자 요금이 몇 천원에서 많게는 몇 만원씩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문자 요금제라는 게 등장했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3G 요금제에는 데이터통신(인터넷)이 포함되고 그 밖에 복잡해서 제대로 알 수도 없는 요금제들이 생겨났다. 스마트폰이 보편화 된 지금 3인 가족이 모두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경우 월 통신요금만 20만원 가까이 이른다. 그런 사람들에겐 최근 데이터 요금 인하는 반가울 것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데이터요금 인하엔 의도가 하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건강 요금제의 등장을 예상 할 수 있다.

옛날에는 유선(동축케이블)방송을 보다 요즘은 대부분 IPTV를 본다. 거의 모든 가정이 인터넷으로 TV를 본다. 가정에 스마트한 복합 의료장비 하나만 있으면 TV를 시청하고 있는 사람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이상이 있으면 병원의 의사에게 통보할 수 있고 부모님이 따로 떨어져 사는 가정에서는 원거리에서 부모님의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도 있게 되는 세상이 곧 오게 된다.

AI(인공지능)을 빼놓을 수 없다. 병원은 수많은 환자 정보가 DB(데이터베이스) 형태로 있다. 이 DB를 이용하면 AI는 스마트 워치를 차고 걸어다니는 사람의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검사하고 위험이 있으면 환자 또는 제3자와 병원에 통보할 수 있게 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무선통신"이다. 무선통신은 공짜가 아니다. 이 특정한 요금제에 가입한 사람만이 이런 첨단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면 우리의 선택은 어떨까?

가칭 "건강 요금제"라고 했을 때 TV 광고에서는 부모님을 위해 이 요금제 가입을 하라고 소비자를 설득할 것이다. 웬지 이 요금제 가입 안하면 불효자 같을 것이고 사용해 보면 내가 더 오래 살 거 같고 그런 느낌이 들 수 있다. 지금 누구나 무선 데이터로 인터넷을 하는 것처럼 미래에는 이런 원격 의료서비스를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런 기술들이 일상화 되면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지금과 현저하게 바뀔 것이고 IoT(사물인터넷) 산업과 AI 관련 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기술과 시장경제 구조가 대기업 중심으로 집중화 된다면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개인의 경제는 완전히 파괴 될 수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적절한 대기업 규제가 아닐까 한다.


호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전화요금에서 기본료 15,000원이 넘던 시절이 있었다. 사용해 보지도 못하고 통신사에 내야하는 돈이다. 목적은 통신 인프라 기반이 약한 우리나라에서 통신사들의 설비 투자나 연구에 필요한 돈을 사용자들에게 받을 수 있도록 법이 허락했기 때문이다. 통신사는 매년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면서 지금도 같은 이유로 이 기본요금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청구서에 기본요금을 보면서 호구가 된 거 같은 느낌을 한 번쯤 받아 봤을 것이다.

만약 정부와 국회가 의료장비를 생산하는 대기업,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 다량의 의료 정보를 갖고 있는 병원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의료법과 통신 규제 등을 아무런 대책 없이 대기업의 편의에 맞춰 규제를 풀어준다면 이 대기업들은 또 어떤 횡포로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며 호구로 만들지 모른다.

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미리 알고 대기업과 정부, 국회를 잘 감시하고 국민이 원하는 쪽으로 제도를 탄탄히 만들어 간다면 좀 더 건강하고 나은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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