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포스팅을 할 때마다 마음 한 켠이 불편하다. 나는 최대한 중립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포스팅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누군가에는 비난이 될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홈페이지 제작관련한 문제는 우리나라에 웹이 들어오고 난 뒤 지금까지 깔끔하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어 여전히 분쟁거리가 되고 있다.


홈페이지 제작 사기 안 당하는 방법은 직접 제작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십수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결론 내리자면 이 말이 가장 정확하다. 홈페이지 제작에서 '사기'라는 것은 그 기준을 확정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다. 의뢰인이 요구한 버튼의 색은 푸른색이였는데 제작자가 만든 버튼의 색이 푸르딩딩한 색이면 의뢰인은 서슴 없이 사기당했다고 말한다. 제작자가 의뢰인의 요구에 반해서 고의로 결과물을 다르게 만든 것인지 나름대로 의뢰인의 요구를 분석하고 최대한 만족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인지는 판단이 어렵다. 그래서 이러한 웹 제작과 관련한 소송은 기소 사례가 많지 않다. 의뢰인과 제작자의 완벽한 의견 조율이 없는 한 제작자는 언제라도 '사기꾼' 취급을 당할 수 있고 의뢰인은 '진상고객' 취급을 당할 수 있다.



좋은 웹에이전시를 선택하는 것도 사업자의 능력이다.


홈페이지 제작자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나에게 하소연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웹에이전를 잘 못 선정하였다. 나 역시도 제작자 입장에서 같은 업종의 다른 사업자를 사기꾼으로 몰아세우는 그 하소연을 듣기란 참으로 거북할 때가 많다.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다. 그런대도 나는 최대한 중립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끝가지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려고 애쓴다.


나는 의뢰인(사업자)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만약 웹에이전시를 잘 못 선택해서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받아보지 못했다면 그건 의뢰인의 능력이 그것밖에 안 되는 것이다. 홈페이지 간단하게 하나 만들어도 1백50만원 이상은 들여야 홈페이지처럼 생긴 결과물이 나온다. 하물며 쇼핑몰이나 콘텐츠 공유/매매, 커뮤니티 같은 홈페이지를 제작하려면 최소한 5, 600만원은 들여야 그럴 듯한 결과물이 나온다.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그렇게 큰 돈을 들여 홈페이지를 제작해야하는데 의뢰인의 웹에이전시 선정 과정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수 백만원을 들여 홈페이지를 제작하는데 의뢰인은 웹에이전시 영업 사원, 혹은 사장과 직접 면담이 너무 간단하게 이루어진다. 보통은 의뢰인이 웹에이전시를 찾아가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웹에이전시의 홈페이지를 미리 방문해 회사 규모니 포트폴리오를 어느정도 파악한 뒤 1차로 전화 상담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면담 1, 2회만에 계약을 한다.


홈페이지는 유, 무료 템플릿에 간단히 디자인만 입혀서 제작하는 사례도 있지만 최근에는 그렇게 1차원적인 홈페이지 제작은 거의 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회사에 홈페이지가 없으면, 즉 명함에 이메일 주와 도메인 주소가 없으면 현실 트랜드를 따라오지 못하는 뒤쳐진 기업의 이미지가 있어서 구색 갖추기 정도로 홈페이지 하나 열어두는 경우가 있었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명함에 홈페이지 주소 하나 넣자고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것도 비효율적이라 최근에는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도메인을 연결해서 사용하는 추세다.


1차원 적인 간단한 홈페이지는 사실 방문 상담이 아니라 전화상담만으로도 충분히 업무 파악이 되고 요구조건이 거의 없기 때문에 웹에이전시에서도 부담 없이 홈페이지 제작 업무가 가능하다. 그러나 홈페이지를 기반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의뢰인은 좀 더 신중해져야 한다.


결코 간단치 않은 사업인데 의뢰인은 아무런 준비 없이 웹에이전시를 찾아가 제작 상담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홈페이지를 제작할 때는 디자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획과 프로그래밍 작업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기획자과 개발자는 의뢰인이 추진하려는 사업의 모든 내용을 알고 있어야 작업이 가능하다. 그런데 보통의 의뢰인은 기획서, 사업계획서, 업무 요약서 등 관련 자료 하나 없이 입 하나만으로 제작자를 이해시키려고 한다.



우리가 실력이 부족해서 그 프로젝트는 맡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웹에이전시를 만났다면 그 웹에이전시는 정말 믿을만한 회사라고 할 수 있다. 그 회사에는 정말 프로젝트를 의뢰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웹에이전시는 프로젝트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더라도 그것이 우리가 하기에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의뢰인은 그 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 객관적으로 웹에이전시를 판단하고 수 백만원을 투자해도 괜찮은 회사인지 꼼꼼하게 따져봐야한다. 실력이 부족해서 의뢰를 받을 수 없다고 말하는 웹에이전시는 양심이 있고 자기들 실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제작자들이라 사실 의뢰를 했을 경우 실수가 거의 없다. 다만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말하는 웹에이전시에 대해서는 충분한 의심이 필요하다. 웹에이전시도 사업자이기 때문에 어떤식으로든 이윤을 남기는 게 목적이지 홈페이지를 잘 만들어서 당신의 사업을 번창 시키는 게 첫번째가 아니다.


화려한 포트폴리와 각종 인증서들을 보고 웹에이전시를 판단하는 의뢰인들이 많다. 웹에이전시에 직원 열 명이 넘으면 아주 잘나가는 중견기업으로 착각할 수 있다. 그런 착시 현상에 많은 의뢰인들이 판단력이 흐려진다. 적어도 사업을 하겠다는 사람이라면 냉철한 분석력이 필요한데 상대의 영업 능력과 외부로 드러나는 가시적인 성과들에 현혹되서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다. 시내 중심가 좋은 빌딩에 깨끗한 사무실이라고 해서 그 웹에이전시의 실력도 그렇게 훌륭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룸에 책상 하나 놓고 일하는 은둔고수들이 훨씬 많을 수 있다.


규모가 제법 큰 웹에이전시는 관공서와 법인 기업들의 입찰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외형을 키워야한다. 우리나라에서 실력좋은 개발자들을 고용하면서 그렇게 회사를 키우기는 어렵다. 실력좋은 개발자를 직접 고용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인건비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웹디자이너는 직접 고용하고 프로그래밍은 외주를 주어 인건비를 절약하는 회사가 많다. 따라서 홈페이지를 기반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사업자가 이렇게 겉만 번지르한 웹에이전시를 믿고 작업을 의뢰했다가 낭패보는 경우가 많다.



개발자와 직접 상담하는 게 제일 중요


의뢰인은 보통은 웹에이전시를 찾아가면 영업사원이나 사장과 면담을 하게 된다. 내가 제작해야 할 홈페이지에 프로그래밍이 필요한 프로젝트라면 이들 영업사원이나 사장은 아무것도 모른다. 그져 앞에 앉아있는 의뢰인과의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특화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의뢰인의 사업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그래서 내가 만들고자 하는 홈페이지를 이 웹에이전시에서 제작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개발자와 직접 상담을 해야한다.


우리나라는 컨설팅 문화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 홈페이지 제작 분야에도 반드시 필요한 게 사전 컨설팅이다. 홈페이지를 제작하다 사기를 당했다고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계약하기 전에 나를 찾아와서 사전 컨설팅을 했더라면 제대로 된 작업 의뢰와 계약이 가능했을 것이다. 상담을 했다고 해서 꼭 그 사람에게 제작을 의뢰할 필요는 없다. 컨설팅과 제작은 서로 다른 분야이다. 주변에 마땅한 상담자가 없다면 적어도 웹에이전시 두 세 곳은 다니면서 여러 차례 상담을 받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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