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가끔 등장하는 뉴스다. 초등학교 고학년 부터 코딩을 의무 교육 시키는 방안을 또 검토 한다고 한다. 그게 과연 현실성 있는 대안(?)인지는 모르겠다. 아이들 학습 부담만 지우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내가 처음 코딩을 공부했던 건 초등학교 5학년이였다. 8Bit 녹색 화면으로 된 컴퓨터가 학교에 있어서 심심풀이로 책을 보면서 독학했던 게 처음이다. 처음 보는 basic이 나에겐 재미 있었다. 하지만 우리 형편에 컴퓨터는 워낙 고가여서 컴퓨터를 구매한다거나 학원을 따로 다닐 엄두는 낼 수 없었다.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한 건 고등학생이 돼서였다.


경험을 통해서 보면 고등학생 때 특기를 분류하고 자기 적성에 맞는 길을 찾아 코딩을 배워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도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옛날에 통일 전망대라는 방송을 보니 북한이 초등학생부터 코딩을 배운다고 했다. 아마도 모든 학생이 아니라 일부 고위직 자녀들일 가능성이 크다. 아무튼 그때 방송은 인상적이였다. 내가 대학에서 배운 것들을 북한은 초등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었다.


S/W 강국으로 치는 나라를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인도를 떠올린다. 인도를 여행하던 선배가 메신저로 문자를 보내 왔는데 로그인 하는데 한 시간이 걸렸단다. 그것도 인도에서 가장 크다는 국립 대학 도서관에서 말이다. 인도의 인터넷 속도는 옛날 우리나라 전화선으로 인터넷 하던 것보다도 느리고 PC 사양도 매우 낮다고 한다. H/W 개발에 들어가는 사회비용이 크다보니 인적자원으로 해결 가능한 S/W 교육을 집중적으로 시킨다고 한다. 그래서 인도의 IT 인력들이 미국으로 많이 진출 하면서 일자리를 잃게 된 미국내 프로그래머들이 정부를 상대로 시위를 하기도 했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려면 일단 적성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초등학생들에게 코딩이 쉽고 재미 있을 수 없다. 어떤 아이는 국어가 재미 있고 어떤 아이는 수학이 재미 있는 것처럼 코딩도 스스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그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아이들에게 학업 스트레스를 가중 할 뿐이다. 극성스런 학부모와 장사에 빠삭한 학원들은 코딩 과목을 개설하고 아이들은 성적과 크게 상관 없는 태권도 학원을 그만두고 코딩을 배워야 할지도 모른다.


초등학생부터 코딩을 의무 교육 한다는 건 부작욕만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국사 교육을 영어로 가르쳐야 한다던 과거 어떤 장관처럼 말처럼 얼토당토 않는 소리다. 차라리 중학생 때 적성에 맞는지 선택 과목으로 공부를 하고 고등학생 때 전공 과목으로 만들어 집중 교육을 하는 게 맞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누구나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다. 책 한권 떼서 직접 코딩 몇 줄 해보면 그럴 듯한 프로그램을 누구나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심화 학습을 겪지 않은 사람은 한계가 있다. 중급자 정도 실력을 갖출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 타고난 재능도 필요하다. 대학은 의무 교육이 아니니 당사자가 적성에 맞는 학과를 선택해서 공부하는 것이지만 초등학교에서 의무 교육을 한다면 이건 값싼 노동력을 양산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재능 있는 아이들을 선별해 영재 교육을 하는 건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지지만 코딩의 의무 교육은 아이들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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