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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BS1 6시 내고향

우리 아파트에 살고있는 어느 할머니의 사연입니다.

고향은 좀 멀리 떨어진 곳인데 나이 들고 나서 낯선 고장까지 와서 지내고 있습니다. 보통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평생 살던 시골집에서 소일거리나 하고 명절날 자식들 기다리는 모습을 상상하실 겁니다.

 

이 할머니도 평생 살던 고향(?)에 농토와 집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땅과 집은 조카에게 관리해 달라 맡겨 놓고 2, 3시간이나 떨어진 이곳에 아파트를 얻어 혼자 살고 계십니다. 집과 땅이 있는데 왜 이 먼 곳까지 와서 혼자 살고 있을까요?

 

시골은 품앗이가 중요합니다. 특히 평생을 한 고장에서 살아 온 이웃이라면 서로 도와가며 일 해주는게 거의 당연하다고 보면 됩니다. 옛날엔 이웃집에 하루 일해주면 다음에 우리가 일손이 필요하면 같이 하루 만큼 일손을 보태는 걸 품앗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시골 산다고 모두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고 농기계가 요즘은 워낙 좋아서 품앗이 보다는 필요할 때 마다 일당을 주고 고용 형태로 서로 일을 돕습니다. 농사에 인력을 공급하는 전문 용역들이 시골에 많이 있습니다. 그 용역 회사에 소속 된 사람들은 외국인 노동자들도 많지만 70~80세 노인들도 거동만 가능하면 밭에 나가 일을 합니다. 농번기에는 고양이 손도 빌린다고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거동 가능하면 밭에 나가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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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일 할 때마다 품삯(일당)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힘들어서 일을 안하고 싶을 때는 집에서 쉴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저희 어머니도 그런 품삯 받는 일을 오래 하셨는데 나이가 들고 힘들어 하셔서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 할머니도 몸이 아파서 마을 품팔이를 못했다고 합니다. 일손 하나가 아쉬운 마을 사람들이 그때부터 이 할머니를 두고 수근거리고 왕따를 시키더랍니다. 봄, 가을 한창 바쁠 때 시골 밭에 가보면 초등학생 몸집 보다도 작은 할머니가 흙 바닥에 거의 눕다시피 하면서 농작물을 심고 거두는 일을 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몸이 좀 아프다고 동네 사람들 품 일에 빠지니 좋게 안 보더라는 거죠. 이웃들 눈치 보고 사는 게 힘들어서 땅과 집을 조카에게 맡기도 이 먼 곳까지 왔다는 것입니다.

 

그런 일을 직접 겪어 본 적이 없지만 사연을 알고 나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텃세와는 조금 다른 문제인데 시골에서 산다는 게 이런 예기치 못한 어려움도 있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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