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때문에 세 번째 포스팅을 하게 된다.
두 달 전에 냉장고에서 드르륵~드르륵~ 소음이 심해졌다. 어머니는 주무시다 오토바이가 지나가냐고 하실 정도로 소음이 심하다. 지난 번에도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냉각 팬에 성에가 얼어 붙어 프로펠러가 얼음과 부딛히는 소리가 분명했다. 그래서 얼음을 녹이고 청소를 해 줬다. 그렇게 얼음을 제거해 주고 나면 새 냉장고처럼 전혀 문제 없이 조용하게 돌아간다.
그렇게 청소를 해 주고 두 달도 안 됐는데 또 소리가 난다. 밤에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소음이 심하다. 또 얼음이 얼었나? 원인을 알고나니 이젠 귀찮다. 그래도 어쩌랴. 다시 냉동고 냉각기 커버를 뜯었다.
이번엔 얼음이 프로펠러 날개를 완전히 붙잡고 있다. 날개가 얼음에 부딛히면서 소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한 두번도 아니고 매번 이런 일을 해야 될 걸 생각하니 갑갑하다. 얼음만 제거해 주면 되는데 새 냉장고를 사기는 또 아까운 생각이 든다.
귀찮은 생각이 들어 뜸을 들이다가 드라이버로 얼음을 긁어 봤다. 후두둑 얼음이 떨어진다. 이건 성에였다. 여기서 나는 인생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어릴 때부터 시골에서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우리는 늦가을이면 서리에 민감하다. 그래서 9월부터 11월까지 모든 추수가 끝날 때까지 매일 아침 서리가 어떻게 내렸는지 긴장하며 지켜봐야했다. 서리가 얼어 붙은 이런 성에는 주로 습한 날 갑자기 추워 졌을 때 텃밭 채소들 위에 눈처럼 쌓였었다.
습기가 문제였다. 요즘 비가 계속 내리고 습한 날이 며칠동안 지속 됐었다. http://zibsin.net/197 여기서 정리 된 냉동고의 사진을 보면 특징이 있다. 봉투들이 모두 밀봉 되어 있고 플라스틱 반찬통에 모두 담겨있다. 식재료들을 이렇게 관리 했어야 하는 것이다. 한 동안 잘 돌아가다 또 얼음이 얼었던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위에 파 사진을 보면 얼음 반 파 반이다. 파를 미리 썰어서 냉동고에 얼려서 조금씩 꺼내서 쓰곤 하는데 이번에는 수분이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 얼음을 녹여 수분을 제거 하는 중이다. 그리고 다시 플라스틱 통에 밀봉해서 보관한다.
식재료를 담은 비닐봉투도 모두 꼼꼼하게 밀봉한다. 수분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다.
어머니들은 보통 나물을 삶아서 냉장고에 얼려 두고두고 조금씩 꺼내서 요리한다. 아무렇게 냉장고에 넣어 뒀던 수분이 많은 나물 식재료들도 모두 밀봉해서 플라스틱 통에 담았다.
냉동고에서 제습이 필요했던 것이다. 습기는 적당하면 좋지만 과하면 여러모로 해로운 것이 많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수분 공급이 되지 않으면 냉동고에 얼음이 얼 일이 없었다. 쇼핑몰을 검색하니 냉동고용 물먹는 짐승을 따로 판매하고 있었다. 내용물이 많을 때는 그런 제습기로 감당이 어렵겠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을거라 본다. 냉장고 소음, 이제는 습기를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