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년이 됐습니다. 어린 시절 섬강은 저의 놀이터였습니다. 많은 시간을 보냈고 추억이 많은 곳입니다. 성인이 된 후에도 가끔 섬강을 찾아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곤 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섬강이 마구 훼손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망가져가고 있는 섬강의 현실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지자체에 제보도 하고 환경단체에 도움을 구했지만 섬강의 억새풀에 관심을 갖어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멈추지 않고 매년 섬강을 찾아 유린당하고 있는 현실을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 일환으로 추진됐던 자전거 도로입니다. 자전거를 즐기기에 좋은 길이였지만 생각했던 것처럼 부실한 공사 탓에 1년도 버티지 못하고 다 무너져 가고 있습니다. 이 곳 뿐만 아니라 섬강변 일대 자전거 도로가 대부분 태풍이나 장마에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흥원창 아우라지에서 만나 남한강을 타고 서울까지 이어지던 이 자전거 도로는 이제 위험한 길이 됐습니다. 봄에 찾았을 때만해도 멀쩡했는데 이번 여름 장마를 버티지 못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이 넓은 공터는 밭이 아닙니다. 원래는 억새풀이 멋드러지게 피어있던 벌판이였습니다. 축산업자들이 섬강의 억새풀을 싹쓸이해가면서 이렇게 허허벌판이 됐습니다. 

 

 

억새풀이 드넓게 펼쳐졌던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황량해졌습니다. 민둥산의 그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아름답던 억새플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엔 매년 잡풀이 자라고 있습니다. 

잡풀이 무성해진 곳은 더 이상 억새풀이 자라지 못합니다. 하지만 축산 업자들에겐 양질(?)의 사료용 풀을 채취해 갈 수 있게 됐습니다. 

잡풀이 무성해지면서 매년 억새풀이 자라지 못하고 자생하던 면적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7년 동안 가을이 되면 매년 카메라를 들고 섬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인지 꼭 확인하고 싶었는데 한 번도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문막 후용리 앞에서 부론면까지 인근 주민들에게 탐문을 했지만 그곳의 축산 업자들 중에서는 섬강에서 억새풀을 사료로 채취해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그 곳 주민들은 그런 큰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농가가 없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타 지역 사람이 전문적으로 억새풀을 채취하고 있다는 것이라 추측했습니다. 이 일을 7년동안 하다보니 조금씩 관심 갖는 사람도 생겼고 제보를 하나 받았습니다. 대규모 축산 사업을 하는 업자들이 많은 한 동네에서 섬강의 억새풀을 매년 싹쓸이 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마을을 찾아가니 과연 축산업자들과 장비들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환경 파괴범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조금 더 일찍부터 시간을 내서 잠복을 해 보려고 합니다. 제보 내용에서는 이 업자가 섬강에서 채취한 억새를 사료로 만들어 판매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환경 파괴로 얻은 억새를 자기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3주 전까지만 해도 벌쩡했던 억새풀 밭이 며칠 전 다시 찾아 갔을 땐 이렇게 황폐화 됐습니다. 정말 신출귀몰 합니다. 사람들 눈에 쉽게 띄지 않는 걸로 봐서 새벽에 작업을 하거나 들에서 콤바인이 작업을 많이하는 벼 수확 시기에 맞춰 억새풀을 채취해가기 때문에 주민들도 관심있게 살펴보지 않은 거 같습니다.

 

섬강의 자산은 개인의 소유가 아닌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이렇게 훼손해도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모쪼로 문막, 부론 주민들만이라도 이 일을 심각하게 생각해 주었으면 합니다.

 

 

 

 

 

 

수변 공원에 작게 조성 된 억새풀밭에 그나마 조금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이런 모습을 섬강에서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미리 찍어둔 사진인데 며칠 전 찾아 갔을 땐 이미 다 베어져 있었습니다. 은빛이 부서지는 섬강의 드넓은 억새 평원은 활홀할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풍경이 됐지만 저는 예전부터 사람들에게 섬강 억새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11월이 되면 일부러 사람들을 데리고 섬강의 억새 풍경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일도 몇 년동안 했는데 섬강의 억새를 감상하고 왔던 사람들 모두가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원주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는지 미쳐 몰랐다며 다들 고맙다고까지 했습니다. 전국 억새풀로 유명한 그 어떤 명소 못지 않게 풍경이 장관이였습니다.

 

축산업자들이 억새를 채취해가면서 더 이상 사람들에게 섬강의 억새를 소개 해 줄 수 없게 됐습니다. 다시 찾았던 사람들 중에는 억새가 왜 없어졌냐고 물어오기도 했는데 제대로 답변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사람의 이기심 때문에 섬강이 병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문막 포진리 앞에서 부론 단암리 앞까지 약 16Km에 걸쳐 자생하고 있던 억새를 싹쓸히해가는 것으로 볼 때 전문으로 억새를 채취해가는 업자들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보 받았던 그 마을 축산 업자 뿐만 아니라 부론에도 섬강의 억새풀을 채취하는 업자가 있겠지만 이제라도 섬강 보호를 위해 그 일을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바람이 있다면 문막읍과 부론면에서 매년 9월이 되면 섬강 일대에 억새 무단 채취를 금지하는 대형 경고 안내문을 설치해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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