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평의 사라진 억새풀 밭


10월 말에서 11월 초 내가 항상 찾아가는 곳이 있다.


사람들은 억새풀 하면 민둥산이나 제주도를 생각하지만 나에겐 억새풀로 유명한 또 하나의 명소가 있다.

바로 원주시 문막읍 섬강 주변이다.

후용리와 맞은편 반계리의 억새풀 밭은 얼추 잡아도 50만평 이상으로 드넓게 펼쳐진 곳이다.



 문막 섬강 일대의 억새풀 (2007. 10. 21)


작년 11월 초에 찾아 갔을 때는 강변도로를 정비하느라 억새풀을 모두 훼손하여 크게 실망했었기 때문에 올해는 드넓은 억새풀을 감상 할 수 있겠지 하는 기대를 앉고 찾아 갔었다.


 작년에 정비한 강둑이다. 그전까지는 좁고 험해서 차가 다니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농로로도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공사하면서 훼손한 억새풀은 조금 아쉽긴 하지만 억새풀은 1년이면 다시 자란다. 왼쪽으로 보이는 곳이 2년 전만해도 억새풀로 온통 하얀게 눈같았는데 지금은 허허 펄판이 됐다.(2007. 10. 20)


공사가 끝나고 1년이 지난 지금도 억새풀이 자라지 않은 것이 이상해서 나는 강가로 내려가봤다.

그런데 이상한 풍경을 발견했다.

보이는 하얀 것은 흔히 벼를 추수하고 짚을 가축의 사료로 쓰기 위해 암모니아처리 하는 것이다. 이런 것이 강가에 있는 것이 의아했다. 누군가가 가축의 사료로 쓰기 위해 억새풀을 베어간 것이다.

이렇게 베어진 억새풀은 한 두 곳이 아니라 30만평 이상의 억새풀 밭 전부였다.


좀더 하류 쪽으로 내려갔지만 역시나 이 곳도 억새풀은 누군가가 베어가고 없었다.(2007. 10. 20)

 

같은 자리를 찍은 사진이다. 3, 4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무성했던 억새풀밭이 지금은 허허 벌판이 됐다.


나는 차를 달려 노림리 쪽까지 가봤다. 그 곳도 역시나 누군가가 억새풀을 베어가고 허허 벌판만 있었다.

군데군데 억새풀이 있긴 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곳은 민둥산 못지 않게 억새풀이 무성하던 곳이였다.

그것이 흡사 솜같기도 하고 구름같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나니 분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했다.

누군가의 욕심(?) 때문으로 아름다운 자연이 이렇게 훼손된 것을 보고 있자니 매년 이 곳을 찾았던 나는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는 카메라 생긴 기념으로 사진도 많이 찍고 싶었는데 이런 풍경을 찍게 됐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부론에 가보기로 했다.

부론의 남한강쪽도 억새풀이 장관을 이루던 곳이였다.

해가 지기전에 나는 차를 달렸다.


 부론도 역시 누군가의 칼날 앞에서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 곳은 지금 시기에 온통 하얀색이 덮혀 있었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 싶다. (2007. 10. 20)


 문막 섬강지역은 이맘 때가 되면 억새풀이 장관이다. 주변의 지인들에게 항상 소개를 시켜주고 함께 이 곳을 찾아 온적도 많다.

이 곳을 다녀갔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민둥산이 유명하다지만 섬강 일대의 드넓은 억새풀 밭은 강과 어우러져 해질 무렵이면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룬다.

오늘 이 곳을 찾아 사진도 찍고 자료를 수집해 홈페이지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강가에서 억새풀을 채취하는 것은 불법이다.

문막읍에서 허가를 받고 이런 일을 벌인 것이라면 문막읍은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한 것이고 관청에 허가 없이 개인이 무단으로 억새풀을 채취한 것이라면 그는 범법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을 빼앗은 파렴치한이다.

 

아름다운 자연만큼 훌륭한 자원은 없다.

문막읍은 이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억새풀 축제, 멀리 갈 필요 없었지만 이젠 훌륭한 명소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

 

아래는 다니면서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던 억새풀을 찍은 사진입니다.

문막 섬강과 부론 남한강 일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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